이런 엿같은 사랑|정해인·하영 기억상실 로코, 웃기지만 로맨스는 아쉽다

이런 엿같은 사랑|정해인·하영 기억상실 로코, 웃기지만 로맨스는 아쉽다

114114 0 175 08.13 11:00
요약
넷플릭스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을 잃은 검사 고은새와 그녀를 살리기 위해 남자친구 행세를 시작한 장태하의 동거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정해인과 하영의 비주얼 조합은 좋고, 특히 기억상실 이후 고은새가 보여주는 코믹한 반응이 초반 재미를 살립니다. 다만 8년 전 일본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졌고, 초반 기준으로는 로맨스보다 코미디 쪽이 더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은 시작부터 꽤 강합니다.

피투성이가 된 검사 고은새가 쓰러져 있고, 조직에 몸담고 있던 장태하는 보스 백상길에게 검사를 처리하라는 마지막 지시를 받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한 태하는 쉽게 움직이지 못합니다.

눈앞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과거 자신에게 두 번이나 강하게 기억됐던 고은새였기 때문입니다.

8년 전 일본에서 은새에게 도움을 받았던 태하는 언젠가 한국에서 꼭 은혜를 갚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그는 보스의 명령을 어기고 은새가 죽은 것처럼 꾸며 몰래 빼돌립니다.

기억을 잃었는데 너무 웃긴 고은새

이런 엿같은 사랑의 초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리는 인물은 고은새였습니다.

보통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이라면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 불안해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부터 나오기 마련입니다.

은새는 조금 다릅니다.

자신의 얼굴과 몸을 확인하더니 이렇게 멀쩡하고 예쁘게 생겨놓고 대체 무슨 일을 하다가 이런 꼴이 됐느냐며 절망합니다.

연예인이었다면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봤을 텐데 왜 그런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느냐는 식의 반응도 은새라는 캐릭터를 단번에 보여줍니다.

기억을 잃었어도 성격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자기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넘치는 여자가 모든 걸 잃은 뒤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생각보다 웃깁니다.

최대훈 특별출연도 제대로 웃겼다

병원 장면에서는 최대훈이 의사로 등장해 짧지만 꽤 강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은새 자체가 정상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캐릭터가 아니다 보니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평범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특히 은새가 온몸으로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는데 의사는 나름대로 진지하게 대응하면서 묘한 코믹합이 만들어집니다.

초반에는 로맨스보다 이런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고?”

기억을 잃은 은새에게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누군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다 얻은 사람처럼 좋아하던 은새 앞에 나타난 남자는 장태하였습니다.

태하는 은새에게 자신이 남자친구라고 거짓말합니다.

문제는 은새의 기대와 현실이 너무 다르다는 것입니다.

태하는 일부러 수수하고 너저분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은새는 그런 남자가 자신의 애인일 리 없다며 충격을 받습니다.

정해인을 저렇게 꾸며놔도 기본 얼굴이 정해인이라 완전히 망가뜨리기는 어렵다는 게 또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은새를 해외로 보내려던 장태하

태하가 남자친구 행세를 시작한 이유는 은새를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원래 계획은 조직에서 은새를 숨긴 뒤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검사였던 은새는 사업가의 얼굴 뒤에서 조직을 움직이는 백상길과 그 주변의 관계를 파헤치다가 붙잡혔고,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아 기억까지 잃습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무작정 해외로 보내기도 어려운 상황.

결국 태하는 계획을 바꿔 자신의 고향인 시골로 은새를 데려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진짜 연인이었던 것처럼 생활하며 은새를 숨기기로 합니다.

연애 경험 없는 장태하의 허술한 거짓말

장태하는 나름대로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이 언제부터 만났는지, 어떤 관계였는지 이야기도 만들어놓습니다.

하지만 정작 연애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은새가 조금만 예상 밖의 행동을 하면 바로 흔들립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기습 키스입니다.

은새가 갑자기 키스하자 태하는 그대로 얼어버립니다.

은새 입장에서는 황당합니다.

2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라면서 여자친구와 키스 한 번에 저렇게 당황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것입니다.

태하가 어떻게든 거짓말을 유지하려고 할수록 은새가 빈틈을 찾아내는 구조라 두 사람의 초반 티키타카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로맨스보다 코미디가 먼저 보인다

초반만 놓고 보면 이런 엿같은 사랑은 로맨스보다 코미디가 조금 더 강합니다.

장태하는 굉장히 진지합니다.

은새를 살려야 하고 조직에게 들켜서도 안 되며, 자신이 만든 거짓말도 끝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은새는 태하가 생각한 방향으로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외모부터 고민하고, 남자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대놓고 티를 내고, 갑자기 키스해서 진짜 애인인지 시험합니다.

태하는 매번 진지한데 은새 때문에 상황이 코미디가 되는 방식입니다.

하영이 고은새의 과장된 감정 표현을 상당히 자연스럽게 소화해 캐릭터와 잘 어울렸습니다.

8년 전 일본 이야기는 조금 붕 뜬다

반면 두 사람이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 과거 이야기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8년 전 일본에서 태하는 조직 간 다툼에 휘말려 쫓기게 되고, 마침 일본에 와 있던 은새가 그를 도와줍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폭죽까지 이용해 위험에서 빼내는 장면은 은새의 겁 없는 성격을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상황 자체는 꽤 과장돼 보였습니다.

외국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딱 봐도 위험한 조직 싸움에 휘말려 있는데 저 정도로 뛰어들 수 있을까 싶은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하루도 빠르게 로맨틱한 분위기로 넘어가다 보니 현재의 태하가 은새에게 목숨까지 걸 정도의 감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충분히 쌓였다는 느낌은 덜했습니다.

일본이라는 배경 안에 첫 만남, 위기, 구원, 설렘까지 한꺼번에 담으려다 보니 조금 바쁘게 지나간 인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정해인·하영 조합은 좋다

두 사람의 관계 설정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배우 조합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정해인은 무뚝뚝하고 연애에는 서툴지만 은새 앞에서는 계속 흔들리는 장태하를 편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태하가 너무 진지해서 오히려 웃긴 장면들이 잘 어울립니다.

하영은 이번 작품에서 코미디 쪽 존재감이 더 강했습니다.

화려한 외모에 자존감도 높고 하고 싶은 말은 바로 해버리는 고은새의 성격과 하영의 이미지가 꽤 잘 맞습니다.

두 사람이 붙었을 때 비주얼 밸런스도 좋아서 이제 설정만 조금 더 자연스럽게 쌓이면 로맨스 쪽도 살아날 여지는 충분해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고은새의 기억 찾기

초반 설정이 정리된 뒤부터는 은새의 기억을 찾는 과정이 본격적인 이야기의 중심으로 들어옵니다.

은새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누군가에게 쫓겼는지, 태하와 정말 어떤 관계였는지를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태하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은새가 기억을 되찾아야 살아남을 가능성도 커지지만, 동시에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자신이 남자친구가 아니라는 사실도 들통납니다.

결국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두 사람에게 좋은 일인 동시에 현재의 관계를 깨뜨릴 수 있는 일이 된 셈입니다.

초반 전개는 빠른데 큰 궁금증은 조금 부족

이런 엿같은 사랑의 장점은 전개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조직 이야기부터 은새의 기억상실, 태하의 가짜 남자친구 작전, 시골 동거까지 초반부터 아낌없이 풀어놓습니다.

답답하게 시간을 끄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무조건 다음 회차를 보게 만들 정도의 강한 미스터리가 초반부터 잡힌 느낌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백상길과 은새가 추적하던 사건이 얼마나 크게 확장되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기억상실과 가짜 연애를 이용한 개그 로맨스가 반복된다면 초반의 재미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은새가 잃어버린 기억 속 사건과 태하의 조직 이야기가 제대로 맞물리기 시작한다면 로맨스 외의 힘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엿같은 사랑 초반 감상 정리

초반 기준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하영의 코미디였습니다.

기억상실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너무 심각하게 끌고 가지 않고, 고은새라는 캐릭터의 성격을 이용해 웃음으로 풀어낸 부분이 좋았습니다.

정해인 역시 은새에게 계속 휘둘리는 무뚝뚝한 장태하와 잘 맞습니다.

반대로 두 사람의 과거 인연을 설명한 일본 에피소드는 감정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적이 먼저 보였고, 그래서 현재의 깊은 감정에 비해 출발점이 조금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가짜 남자친구라는 거짓말이 언제 들킬지, 기억을 되찾은 은새가 태하를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는 이 작품에서 가장 확실한 재미입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익숙한 기억상실과 가짜 연애 설정에 조직 범죄와 액션을 섞은 작품입니다. 초반에는 진한 로맨스를 기대하기보다 정해인과 하영의 티키타카, 기억을 잃고도 기세 하나는 그대로인 고은새의 코미디를 즐기는 쪽이 더 잘 맞았습니다. 로맨스는 아직 조금 아쉽지만 두 사람이 엿마을에서 함께 지내며 관계를 쌓기 시작한 만큼, 은새의 기억과 백상길 사건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뒤 이야기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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