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밀과 오해, 그리고 너무 익숙한 전개
4회는 제목 그대로 **‘비밀과 오해 애호가’**들의 향연이다. 진실은 숨기고, 오해는 키우고, 말은 번번이 빗나간다.
은조는 임재이를 정혼자라 소개하고, 이열은 포청 종사관이라고 밝힌다. 서로에게 최악의 정보만 던져준 셈이다. 홍대일이 나타나자 은조는 그를 데리고 자리를 뜨고, 남겨진 이열과 임재이는 서로가 누군지도 모른 채 은근한 기 싸움을 벌인다. 임재이는 은조를 얼녀라 비하하고, 그 말을 들은 은조는 다시 돌아와 이열에게 “이제 만나지 말자”고 선을 긋는다. 물론, 진심이라고 믿기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은조에게 사실상 차인 이열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대비는 혜민서 제조 신진원에게 대군의 증세를 치료하라 명하고, 은조는 그 원인을 ‘울증’이라 진단한다. 이열은 스스로도 모르게 은조의 혼례가 깨지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임사형은 이열과 임재이가 모두 같은 의녀를 만나고 왔다는 보고를 받는다. 더 큰 문제는 임재이 역시 소실 소생이라는 사실. 임사형은 그를 정실처럼 키웠지만, 재이 역시 그 진실을 알고 있다. 임재이는 중전 가문 신해림과의 혼례를 물리겠다고 말하고, “종마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분노한 임사형은 따귀를 날리며, 그게 네 쓰임이라고 못 박는다.
장남 임승재가 등장하자 임사형은 ‘비륵’의 존재를 재이에게 알렸는지 묻고, 아직이라는 답을 듣는다. 불안한 비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열은 다시 은조를 찾아간다. 은조는 혼례를 열흘 앞둔 상황이라며 정혼자 외에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또 한 번 튕긴다. 이열은 일부러 정혼자 집안을 묻지 않는다. 물리력 대신 마음을 돌리고 싶다는, 그 나름의 방식이다.
그러나 은조는 더 차갑다. 과거의 입맞춤은 얼녀의 현실 도피였을 뿐이고, 지금 이열의 행동 역시 스쳐가는 치기라며 돌아가라고 말한다. 용기를 냈던 이열은 “너무 박하다”고 말하며 돌아선다.
임재이는 은조처럼 자신도 중전 가문에 팔려가라는 거냐며 반발하고, 신해림에게 자신의 출생을 밝히겠다고 협박한다. 하지만 임사형은 그가 누려온 부와 명예를 상기시키며, 그것 없이 살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옥에 갇힌 대사간은 임사형과 금녹이 왕의 침전에 피운 향이 왕을 꼭두각시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압박한다.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동자승은 은조와 이열에게 같은 팔찌를 채워주고, 은조의 어미는 혼례복을 입히며 눈물로 배웅한다. 영감에게 시집가는 딸의 운명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비 오는 날, 임재이는 신해림에게 파혼은 여자 쪽에서 하라는 말만 남긴다. 가마에 오르기 직전, 은조는 이열이 두고 간 새 꽃신을 발견하고, 그것을 조심스레 장 속에 넣는다.
가마가 도착하자 임재이는 분노에 차 가마를 발로 찬다. 은조는 걸어서 영감의 집으로 들어가지만, 곧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도승지 임사형이 죽었다는 것. 이어 옥 안에서는 대사간마저 살해된 채 발견된다.
여주의 순결은 지켜졌다는 제작진식 안전장치(?) 속에서, 은조는 하루아침에 청상과부가 된다. 석삼아재는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대사간이 길동에게 살해되었다는 소문을 전한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은조는 밤에 탈을 쓰고 나가, 대사간이 남긴 혈서에 ‘길동’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음을 확인한다. 군사들에게 쫓기던 길동은 다리를 다치고, 결국 우물가에서 잠이 든다.
정자에서 잠든 이열.
깨어난 길동의 영혼은… 길동이 아니다. 이열의 영혼이다.
또다시 등장한 영혼 바꿔치기 설정. 팔찌 두 개로 설명되는, 제작비 효율 좋은 장면이다. 창의성보다는 검증된 공식에 몸을 맡긴 선택처럼 보인다.
4회는 감정의 밀도는 높지만, 전개는 지나치게 익숙하다.
오해 → 강요된 혼례 → 연쇄 죽음 → 영혼 체인지까지, 안전한 클리셰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조와 이열의 감정선만큼은 여전히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리고 5회 예고.
“정말 너랑 나랑 혼이 바뀐 거야?”
이제 은조는 거리낌 없이 이열을 껴안는다.
다음 회는 본격적으로 혼란 + 로맨스 + 궁중 소동이 시작될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