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형 선고, 그리고 판사가 건 첫 번째 덫
유세희의 폭력적인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난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실수로 옷에 물을 쏟자 고성을 지르며 난리를 치고, 늦게 왔다는 이유로 이한영의 뺨까지 때린다. 그러나 한영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 일은 명백히 유세희의 잘못이니 직원에게 사과하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면 고소 안 당할 겁니다.”
이 말은 단순한 충고가 아니다. 한영은 세희가 아버지 유선철의 눈 밖에 나는 행동은 절대 하지 못한다는 걸 정확히 꿰뚫고 있다. 결국 마지못해 사과하는 세희지만, 그 태도마저 무례하기 그지없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분위기는 급격히 어두워진다. 차에 치여 쓰러졌던 연쇄살인범 김상진은 죽지 않았고, 차에서 내려온 한영은 그에게 차갑게 말한다.
“지금부터 네 고통이 시작된다.”
이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는 형사. 적어도 결과만 놓고 보면, 연쇄살인범을 잡은 건 이한영이었다.
백이석 법원장은 한영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고 말하고, 한영은 주저 없이 김상진 사건의 주심을 맡겠다고 한다. 판사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물러설 수 없는 선택이다.
한편, 12번 연속 패소 중인 해날로펌. 서울법원 수석부장판사 강신진은 해날로펌 대표이자 유세희의 아버지인 유선철에게 공조를 제안한다. 이 시점부터 법조계 내부의 권력 게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재판에서 한영은 김상진에게 단호한 사형을 선고한다.
“피해자들의 저주와 복수심, 그리고 그 공포와 삶의 무게를 모두 짊어져라.”
감정에 휘둘린 판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한영의 말은 오히려 차분하고 냉정하다. 이 장면은 이한영이라는 인물이 ‘정의’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충남으로 좌천된 백이석 판사를 경계하는 강신진. 하지만 백이석은 이미 굵직한 판결들을 손아귀에 쥔 인물이다. 겉으로는 밀려난 듯 보이지만, 언제든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임을 신진도 잘 알고 있다.
한영은 부모를 만나러 가며 잠시 숨을 고른다. 그러나 곧 또 다른 사건이 그를 기다린다.
송나연 기자는 한영을 형사로 착각하고 김선희 사망 사건이 보험 살인 같다고 말한다. 한영은 그 이야기를 언론에 퍼뜨려 달라고 요청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은 과거 한영 자신이 기각했던 사건이다. 그는 유족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지만, 그 이유는 끝내 밝히지 않는다. 이 침묵은 죄책감이자, 새로운 결심처럼 보인다.
강신진은 백이석을 대법관 자리에 앉혀 마음껏 칼을 휘두르게 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다. 동시에 지방 로스쿨 동기로부터 이한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재밌긴 한데, 반짝하다 사라질 인물”이라며 평가절하한다. 그러나 이 말은 오히려 불안의 반증처럼 들린다.
마지막 장면, 법정.
김선희 사망 사건의 재판에서 한영은 증인 김가영의 휴대폰을 증거로 제출하자고 제안한다. 사적인 영역이라며 망설이던 순간, 법정 안에 울려 퍼지는 벨소리.
전화의 발신자는 다름 아닌 이한영 판사 자신이었다.
3회는 이한영이 단순한 ‘정의로운 판사’가 아니라, 스스로 판을 짜고 상대를 법정으로 끌어들이는 인물임을 분명히 각인시킨 회차였다. 사형 선고로 보여준 단호함, 과거의 오판을 바로잡으려는 집요함,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이 드라마가 단순한 법정물이 아님을 선언한 에피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