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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전사 쿠루미 3화는 손실을 인정하지 못한 투자자가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반복하게 되는지를 그렸다. 강제 로스컷 위기를 피하려고 아버지의 비상금까지 끌어들인 쿠루미는 이번에도 환율이 반등하리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특히 모든 것을 잃을 뻔한 순간 찾아온 뜻밖의 반전이 오히려 섬뜩한 여운을 남겼다.
쿠루미는 아버지 이쿠오가 모아 둔 비상금 300만 엔을 자신의 FX 계좌에 입금해 가까스로 강제 청산을 막는다.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떠안고 있었지만, 호주 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면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호주 달러당 94엔 아래로 떨어지면 반드시 손절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막상 시세가 그 수준에 가까워지자 결심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환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않았고, 쿠루미의 불안도 커져 갔다. 그런데 그는 손실을 줄이는 대신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선다. 94엔 부근에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에 사로잡혀 롱 포지션을 늘린 결과, 보유 규모는 무려 300랏에 이른다. 조금만 가격이 움직여도 막대한 손익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결국 환율은 스스로 정해 놓은 방어선인 94엔마저 무너뜨린다. 약속대로 손절해야 할 순간이 찾아왔지만 쿠루미는 거래를 정리하지 못한다. 손실을 확정하는 두려움과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희망 사이에서 판단력을 잃은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낀 쿠루미는 결국 신에게 기도하며 시장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린다.
한편 같은 호주 달러에 투자했던 고액 투자자이자 블로거 타카네 야스코는 다른 선택을 한다. 야스코는 손절로 기존 포지션을 정리한 뒤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해 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상과 달리 환율이 반등하면서 야스코마저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같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두 사람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절망 속에서 밤을 보낸 쿠루미에게 다음 날 아침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강제 로스컷 직전까지 밀렸던 환율이 급격히 반등한 것이다. 파산까지 각오했던 쿠루미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무려 130만 엔의 이익을 확정하는 데 성공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익을 거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 승리는 결코 안전한 투자 판단의 결과가 아니었다. 손절 원칙을 어기고 위험을 키웠음에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쿠루미에게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 3화는 손실을 두려워하던 소녀가 극적인 반등으로 수익을 얻는 과정을 통해, 때로는 실패보다 위험한 성공 경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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