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는 상실편 최고의 감정 폭발 에피소드였다. 메일리 살해 사건의 충격 속에서 점점 무너져가던 스바루가 완전히 절망의 바닥까지 떨어지고, 그 끝에서 다시 한번 일어설 이유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 화에서 메일리를 죽였다는 기억을 확인한 스바루는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심지어 메일리의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면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결국 환청의 조언에 따라 람을 제거하려 하지만, 이미 람은 스바루의 이상 행동을 눈치채고 있었다.
람은 에밀리아를 데리고 나타나고,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얼음 감옥에 갇히게 된다.
람은 스바루를 몰아세운다.
진짜 스바루와 메일리가 어디 있냐고 추궁하며 그를 가짜라고 의심한다.
반면 에밀리아는 끝까지 스바루를 믿는다.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스바루가 가짜일 리 없다고 말한다.
결국 스바루는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람의 분노는 더욱 커진다.
결국 람은 에밀리아를 밀쳐내고 스바루를 공격해 기절시킨다.
정신을 차린 스바루는 얼음 감옥 밖에 있었다.
어깨는 탈골된 상태였고, 벽에는 "나츠키 스바루 등장"이라는 글자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또 다른 자신이 움직인 흔적이었다.
스바루의 불안은 더욱 커진다.
그 순간 레이드가 나타난다.
레이드는 탈골된 어깨를 강제로 맞춰주고는 탑을 떠날 예정이라며 자기 일은 스스로 해결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탑 전체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레이드와 함께 5층으로 향한 스바루.
그곳에서는 수많은 아마왕들이 폭주하고 있었다.
율리우스는 혼자서 괴물들과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정신이 무너진 스바루는 율리우스가 죽으면 기억을 볼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때 레이드가 난입한다.
아마왕들을 짓밟으며 나타난 그는 율리우스에게 시험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전투를 선언한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율리우스는 마지막으로 스바루를 바라본다.
"에키드나를, 아나스타시아님을 부탁한다."
그 말에 스바루는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후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와 에키드나를 만난다.
그러나 람이 퍼뜨린 가짜 스바루설 때문에 에키드나는 스바루를 경계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스만이 변함없이 스바루를 믿어준다.
하지만 스바루는 점점 무너진다.
에키드나의 날카로운 말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겹치면서 결국 감정을 폭발시킨다.
"나다운 게 뭔데!"
그동안 쌓였던 두려움과 분노, 죄책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신들의 이름을 외우며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지금의 스바루가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 스바루를 베아트리스는 말없이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한다.
하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전갈 괴물이 나타난다.
붉게 빛나는 눈.
거대한 집게.
흉측한 꼬리.
괴물은 4층을 부수며 등장한다.
스바루는 본능적으로 베아트리스와 에키드나를 돕는다.
그 모습을 보며 에키드나 역시 스바루에 대한 의심을 조금 거두게 된다.
그러나 전투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다.
전갈이 만들어낸 함정에 빠진 세 사람.
스바루를 지키기 위해 베아트리스가 모든 공격을 대신 맞고 사망한다.
에키드나는 하반신이 절단되는 치명상을 입는다.
스바루는 에키드나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이미 방법은 없었다.
고통 속에서도 아나스타시아를 위해 버티던 에키드나.
스바루는 그녀를 편하게 보내주려 하지만 끝내 손을 내리치지 못한다.
그런 스바루를 보며 에키드나는 마지막 순간 사과를 남긴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율리우스, 베아트리스, 에키드나.
모두를 잃은 스바루는 완전히 무너진다.
그때 에밀리아가 나타난다.
하지만 스바루는 도움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
왜 자신을 믿어주냐고.
왜 자신 같은 인간을 포기하지 않냐고.
계속해서 자신을 부정한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달랐다.
왕도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함께했던 기억을 이야기한다.
스바루는 기억을 잃어 그 추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을 부정하는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에밀리아는 현재의 스바루를 인정한다.
기억을 잃었어도.
실수했어도.
망가졌어도.
지금 여기 있는 스바루를 긍정한다.
그 말은 절망 속에 빠진 스바루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에밀리아의 진심 어린 고백이 이어지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스바루는 다시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죽음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다.
에밀리아의 말 덕분에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11화는 상실편의 핵심 에피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잃고 무너진 스바루가 에밀리아의 믿음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강렬하게 그려졌다.
이번 화를 통해 스바루는 처음으로 기억을 잃은 자신 역시 나츠키 스바루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다음 루프에서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직접 진실을 추적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메일리 살해 사건의 진범, 벽에 남겨진 "나츠키 스바루 등장"의 의미, 그리고 정체불명의 전갈 괴물의 비밀이 핵심 떡밥으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에밀리아의 고백이 중간에 끊긴 만큼 다음 루프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도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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