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서머 포켓츠(Summer Pockets) 23화에서는 토리시로섬에 정체불명의 소녀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억을 잃은 채 섬에 나타난 소녀는 운명처럼 나루세 가로 향하고, 그곳에서 나루세 코바토와 그의 손녀 시로하를 만나게 된다.
코바토는 그녀를 도와 더 큰 병원에서 진찰을 받게 하려 했으나, 소녀는 배를 타는 것에 극심한 거부감을 보여 결국 한동안 나루세 가에 머물게 된다. 코바토는 자신은 일 때문에 집을 자주 비우고, 이 집에는 자신과 손녀 둘뿐이라며 그녀의 존재가 나쁘지 않다고 받아들인다.
이 소녀는 기억을 완전히 잃었지만, 유일하게 ‘일곱바다’라는 단어만 떠올릴 수 있었다. 코바토는 이 단서를 바탕으로 그녀에게 당분간 사용할 이름으로 ‘나나미’를 지어준다.
며칠이 지나도 기억을 찾지 못한 나나미는 여전히 섬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지만 성과가 없었다. 한편 시로하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을 혼자서 청소하며 과거를 떠올리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나나미는 그녀를 위해 볶음밥을 만들어준다. 시로하는 이 볶음밥이 아버지가 만들던 맛과 비슷하다며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부탁하고, 나나미는 기꺼이 시로하에게 요리를 가르친다.
나나미는 코바토에게 시로하의 어머니에 대해 묻고, 그 답을 얻기 위해 어머니의 절친이었던 카토 쿄코를 찾아간다. 쿄코는 나루세 신사의 전승을 들려주며, 바다에 몸을 바친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후 나나미는 시로하의 아버지가 남긴 볶음밥 레시피를 재현하려 한다. 레시피에 적힌 ‘태양’이라는 단어가 재료에 대한 단서라 생각하고, 시로하와 함께 해바라기 밭을 찾아가 해바라기 씨앗을 발견한다. 이것이 바로 추억의 볶음밥을 완성할 마지막 재료였다.
그러나 시로하는 해바라기 앞에서 눈물을 터뜨린다. 어머니가 사라지고 난 뒤 처음 이곳에 왔다며, 1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엄마가 목말을 태워주고, 가게로 돌아가면 아빠가 요리를 하고, 셋이서 따뜻하게 식사를 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없다"라는 시로하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나나미는 그런 시로하의 바람을 되찾아주고 싶었지만, 이미 잃어버린 시간은 돌아올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자신 또한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해바라기를 올려다본 기억이 있지만, 끝내 떠오르지 않는 기억 앞에서 혼란을 느낀다. 그러나 나나미는 시로하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적어도 자신이 머무는 동안만큼은 시로하가 웃을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다고 다짐한다.
서머 포켓츠 23화는 기억을 잃은 소녀와 가족을 잃은 시로하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새로운 인연을 쌓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따뜻하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깊게 전해지는 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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