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5화 ‘그 여자는 누구지’에서는 리리를 괴롭히도록 사주한 아용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혜월의 몸에 있는 영림이 중원절 의식에 참석한다. 자리를 준비하지 않고 모욕까지 주려는 금청가 앞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영림은 고난도의 호선무를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영림의 진짜 목적은 춤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리리를 괴롭힌 배후를 찾는 것이었고, 마지막에는 청가가 “아용이라는 궁녀는 없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의문이 떠오른다.
리리가 괴롭힘을 당한 일을 그냥 넘길 영림이 아니다.
더욱이 누군가가 뒤에서 리리를 괴롭히도록 부추겼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만큼, 영림은 직접 배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기로 한다.
그렇게 리리를 데리고 찾아간 곳은 많은 궁녀와 귀족들이 모이는 중원절 의식의 무대다.
중원절 의식에 도착한 영림에게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자리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상대가 일부러 혜월을 홀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한 상황이지만 영림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다.
직접 만든 아름다운 자수가 들어간 의상을 입고 당당하게 행사장에 들어선다. 혜월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병약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건강한 육체를 누구보다 즐기고 있는 영림다운 태도다.
금청가는 그런 영림에게 얼굴이 제법 튼튼해 보인다며 자리가 없으니 바닥에나 앉으라고 모욕한다.
하지만 영림은 오히려 ‘튼튼하다’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기분 좋아한다. 상대는 분명 모욕을 주려고 했는데 정작 영림은 바닥에 편하게 앉아 여유까지 부린다.
7월 행사는 금씨 가문이 관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의식의 중심에는 금청가가 있었다.
첫 번째 무대는 현가취가 맡고, 두 번째는 남방춘, 세 번째는 청가 자신이 맡는다.
청가는 춤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인물이다. 영림을 제외한다면 타고난 재능과 노력 모두 뛰어나며, 특히 예술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기준도 뚜렷하다.
다른 사람의 춤을 바라볼 때도 단순히 잘했다는 말로 끝내지 않는다.
현가취의 춤은 실수는 없지만 마치 무술을 보는 것 같다며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남방춘의 춤 역시 자신의 예술적 감각과 맞지 않는다며 냉정하게 바라본다.
성격은 까다롭지만 예술에 대한 기준만큼은 확실한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마침내 청가 자신의 차례가 찾아오고, 자신감을 보였던 만큼 훌륭한 춤을 선보인다.
요명 역시 청가의 춤을 칭찬한다.
기분이 좋아진 청가는 혜월의 몸을 한 영림을 바라보면서 슬쩍 골려줄 생각을 한다.
약옥을 선물로 주는 것 자체가 혜월에게는 오히려 모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영림은 청가가 기대했던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
영림은 갑자기 청가에게 비녀를 내민다.
자신을 모욕하려던 청가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이라 의아해한다.
그때 금씨 가문의 궁녀들이 청가의 편을 들겠다며 나선다.
문제는 그들이 청가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혜월과 리리를 노골적으로 모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는 것은 웃어넘기던 영림도 리리까지 모욕하자 태도가 달라진다.
결국 영림과 궁녀들 사이에서 말싸움이 벌어진다.
상황이 커지자 귀비가 나서 영림에게 당장 물러나라고 명한다.
일반적인 궁녀라면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일 만한 상황이지만 영림에게 그런 압박은 크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가에게 직접 내기를 제안한다.
자신이 춤을 추고, 그 춤이 형편없지 않다면 리리를 모욕한 것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라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청가도 잠시 당황하지만 결국 내기를 받아들인다.
제례용 춤을 추기 위해서는 방울이 필요했다.
그런데 한 시녀가 영림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방울에 연결된 실을 잘라 바닥에 흩뿌린다.
여기서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청가다.
청가는 자신 역시 혜월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당한 춤의 승부를 방해하는 행동까지 용납하지 않는다.
오히려 멋대로 방울을 망가뜨린 시녀들에게 화를 낸다.
성격은 거칠고 혜월과 사이도 좋지 않지만 예술만큼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청가의 기준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하지만 영림은 방울이 망가진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준비한 제례용 춤을 고집하는 대신 다른 춤을 선택한다.
바로 서역의 이국에서 전해졌다는 고난도의 춤 ‘호선무’다.
빠르게 회전하는 동작이 중심이 되는 만큼 상당한 체력과 균형 감각이 필요한 격렬한 춤이지만, 지금의 영림에게는 오히려 자신이 얻은 건강한 몸을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무대가 된다.
평생 병약한 몸으로 살아왔던 영림이기에 지금 마음껏 움직이고 춤출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혜월의 몸으로 펼쳐지는 뛰어난 호선무를 바라보던 청가는 순간적으로 영림을 떠올린다.
춤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재능이 자신이 알고 있던 영림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을 스스로 부정한다.
자신이 알고 있던 영림은 너무나 병약해서 이렇게 격렬한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몸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청가에게는 눈앞의 혜월이 갑자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춤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호선무가 끝난 뒤 청가의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혜월이라는 사람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방금 본 춤이 뛰어나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청가는 뛰어난 예술은 상대가 누구든 만인에게 칭송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으로 영림의 춤을 칭찬하려 한다.
자신이 예술에 관해서만큼은 진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영림은 그 칭찬에 별 관심이 없다.
영림이 무대에 오른 이유는 자신의 춤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모든 행동은 리리를 괴롭힌 사람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었다.
춤을 칭찬하려는 청가의 말을 끊은 영림은 갑자기 비녀 이야기로 돌아간다.
비녀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던 궁녀가 누구였는지 묻고, 청가에게 자신의 휘하에 있는 궁녀들을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압박한다.
앞서 영림이 갑자기 비녀를 내밀었던 이유 역시 결국 사건의 배후를 찾아내기 위한 행동이었던 셈이다.
호선무를 지켜본 요명 역시 영림의 춤에 감탄한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채를 상으로 내리려고 하지만 영림은 그마저도 신경 쓰지 않는다.
황족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지금 영림에게 중요한 것은 리리가 당한 일을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다.
결국 청가도 이 난장판을 정리하기 위해 리리에게 사과한다.
영림은 춤 내기에서 이겼고 리리가 받아야 할 사과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아직 진짜 목적이 남아 있었다.
영림은 마침내 본론을 꺼낸다.
리리를 괴롭히도록 부추긴 것으로 알고 있는 상급 궁녀 아용을 이 자리에 불러달라고 청가에게 요구한다.
당연히 청가의 휘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영림이었다.
하지만 청가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그런 이름의 궁녀는 자신의 밑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금씨 가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며 리리를 괴롭히도록 유도했던 아용이라는 인물 자체에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
마지막에 밝혀진 청가의 말은 이번 사건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영림은 아용이 청가 쪽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중원절 의식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청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금씨 가문 궁녀를 사칭했거나, 다른 세력이 일부러 청가와 혜월 사이에 싸움을 일으키려고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영림과 리리를 노린 일이 단순한 궁녀들 사이의 괴롭힘이 아니라면 배후에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아용의 진짜 정체와 목적은 이번 5화만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는다.
이번 5화에서 금청가의 인상도 상당히 달라진다.
혜월을 싫어하고 모욕하려 드는 모습만 보면 단순한 경쟁자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술 앞에서는 상당히 공정하다.
궁녀들이 영림의 방울을 망가뜨리자 자신의 편인데도 화를 내고, 혜월이 싫다는 개인적인 감정과 호선무가 훌륭하다는 평가도 분리한다.
결국 내기에 진 뒤에는 리리에게 사과까지 한다.
영림과 계속 부딪힐 가능성은 있지만 적어도 뒤에서 비열한 술수를 쓰는 인물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 이번 이야기에서 드러난다.
이번 호선무는 몸이 뒤바뀐 설정을 가장 잘 활용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영림에게는 원래 뛰어난 재능과 예술적 감각이 있었지만 병약한 몸 때문에 격렬한 춤을 마음껏 펼칠 수 없었다.
반면 지금의 혜월의 몸은 건강하다.
영림의 기술과 감각에 혜월의 튼튼한 육체가 더해지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호선무까지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청가가 순간 영림을 떠올리고도 “영림이라면 저렇게 움직일 수 없다”며 스스로 가능성을 지워버리는 장면 역시 두 사람의 몸이 뒤바뀌었다는 설정을 재미있게 활용한다.
못 미더운 악녀입니다만 5화는 영림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혜월의 건강한 몸이 얼마나 좋은 조합인지를 다시 보여주는 이야기다.
자리를 준비하지 않고 바닥에 앉으라고 모욕해도 전혀 상처받지 않고, 춤에 필요한 방울이 망가져도 곧바로 더 어려운 호선무로 바꿔버린다.
특히 평생 병약했던 영림이 건강한 육체로 격렬한 춤을 마음껏 펼치는 모습은 몸이 뒤바뀐 이후 그녀가 얻은 자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영림에게 춤의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리리였다. 청가에게 인정받고 요명에게 상을 받을 기회까지 생겼지만 모두 뒤로 미루고 리리를 괴롭힌 배후부터 추궁한다.
그리고 마침내 불러달라고 요구한 아용이 애초에 금씨 가문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리리를 노린 사건이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더 큰 음모와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증을 남긴 5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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