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전기 목록 6화 ‘혁신의 소리’에서는 요스케의 도발을 받아들인 키하치가 새로 완성된 그랜드 홀의 개관 기념식에서 음악 대결을 펼친다. 요스케는 증기 기관으로 움직이는 스팀 오르간을 준비하고, 키하치는 자신이 만든 전기 연주 장치로 맞선다. 하지만 연주를 맡은 이나코가 아버지의 반대로 무대에 서지 못할 상황에 놓이고, 공연 직전에는 기계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키하치 일행은 연이어 위기를 맞는다.
증기 기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전기의 가능성을 믿는 키하치. 6화에서는 그 전기가 단순히 불을 밝히거나 기계를 움직이는 힘을 넘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리’를 들려주는 수단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하는 이나코와 그런 그녀를 끝까지 믿어주는 키하치의 관계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이야기는 기술 대결과 인물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키하치 일행은 요스케의 초대를 받아 미조에 공원을 방문한다.
이곳에는 새로운 그랜드 홀이 세워졌고, 곧 많은 사람을 초대한 개관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리고 요스케는 그 자리에서 키하치의 승부욕을 제대로 자극한다.
결국 도발에 넘어간 키하치는 개관 기념식이라는 커다란 무대에서 요스케와 직접 음악으로 승부하기로 한다.
두 사람이 준비한 것은 같은 음악이지만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요스케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증기 기관을 이용한 스팀 오르간을 선보이기로 한다.
반대로 키하치는 자신이 연구해온 전기를 이용해 새로운 방식의 연주에 도전한다.
결국 이번 승부는 단순한 음악 실력의 대결을 넘어 이미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증기와 아직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전기가 같은 무대에서 맞붙는 대결이 된다.
문제는 키하치가 전기 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곧바로 공연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음악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들려주기 위해서는 실제로 악기를 연주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은 이나코다.
이나코는 개관 기념식이라는 커다란 무대에 서기 위해 혹독한 연습을 견뎌낸다. 키하치의 발명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한다.
힘겨운 연습을 마쳤지만 이나코에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긴다.
아버지가 딸이 무대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한 것이다.
이나코는 결국 자신은 무서워서 갈 수 없다며 공연에서 물러나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지금까지 보여준 이나코의 모습과 맞지 않는다. 연습까지 견뎌낸 사람이 공연을 앞두고 갑자기 겁이 났다고 말하는 데에는 다른 사정이 있다는 것을 키하치도 눈치챈다.
결국 친구들이 이나코를 데리고 오면서 그녀는 다시 그랜드 홀 무대 앞에 서게 된다.
드디어 요스케와 키하치 일행의 음악 대결이 시작된다.
먼저 무대에 나선 요스케는 관객들에게 증기로 움직이는 인형들이 만들어내는 연주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화려한 스팀 오르간과 함께 ‘스팀 세레나데’를 선보인다.
이미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은 증기 기술이 음악과 결합한 만큼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인상적인 무대다.
이제 그다음은 키하치와 이나코가 전기의 소리를 들려줄 차례다.
하지만 키하치 일행의 무대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다.
전기 연주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예정대로 공연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에 이나코 역시 무대로 나가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었다.
기계와 연주자 모두 문제가 생긴 상황. 한쪽만 해결해서는 공연을 시작할 수 없다.
키하치는 무대에 나오지 못하는 이나코에게 이유를 캐묻기보다 그녀의 성격부터 이야기한다.
이나코가 이런 일 하나 때문에 겁을 먹고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은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평소 남을 믿는 것이 특기인 이나코라면 이번에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믿어보라고 등을 밀어준다.
키하치는 기계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며 이나코에게 먼저 무대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평소 이나코는 키하치가 자신의 전기 발명을 믿을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는 반대로 키하치가 이나코에게 그녀 자신의 선택을 믿으라고 말해주는 장면이다.
키하치의 말을 들은 이나코는 결국 무대로 나간다.
아버지의 반대가 마음에 남아 있지만 자신이 지금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나코가 무대에서 준비하는 동안 키하치는 약속한 대로 전기 연주 장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결국 장치는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이나코의 연주와 키하치가 만든 전기 장치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키하치 일행은 관객들 앞에서 자신들이 준비한 ‘전기의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는 데 성공한다.
키하치의 전기 연주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발명품 하나가 완벽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계를 만든 키하치가 있었고, 혹독한 연습을 견뎌낸 이나코가 있었으며, 그녀가 다시 무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들도 있었다.
새로운 기술이 실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기술을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고 믿어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번 음악 대결은 그런 의미에서 키하치 혼자만의 승부가 아니라 지금까지 함께해온 사람들의 무대에 가깝다.
공연을 지켜본 요스케도 키하치를 이전과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요스케는 키하치가 ‘20세기 전기 목록’에 적힌 것들을 하나씩 실제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처음에는 현실성이 부족한 상상처럼 보였던 발명들이 조금씩 눈앞의 물건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요스케 역시 이제는 키하치에게 조금쯤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평가를 내린다.
경쟁자의 인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키하치가 꿈꾸는 ‘전기의 시대’가 단순한 공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는 변화가 중요하다.
이번 대결은 겉으로 보면 증기와 전기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뛰어난지를 겨루는 승부처럼 보인다.
하지만 키하치가 원하는 것은 기존의 증기 기술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아직 다른 가능성이 있으며 전기를 이용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물건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쪽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키하치의 전기 연주를 듣고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6화 제목은 ‘혁신의 소리’다.
증기 오르간이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 만들어낸 웅장한 소리라면, 키하치와 이나코가 들려주는 것은 아직 세상에 익숙하지 않은 전기의 소리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낯설고 완성되지 않은 기술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믿고 계속 만들어간다면 언젠가는 새로운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다.
키하치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발명품과, 자신의 마음을 믿고 무대에 오른 이나코의 선택 모두 이번 제목인 ‘혁신’과 잘 맞아떨어진다.
20세기 전기 목록 6화는 키하치가 만들어온 발명품이 개인적인 실험을 벗어나 많은 사람 앞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회차다.
요스케의 화려한 스팀 오르간에 맞서 아직 낯선 기술인 전기로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 상황. 여기에 이나코의 출연 문제와 공연 직전의 기계 고장까지 겹치면서 키하치 일행에게는 쉽지 않은 무대가 된다.
하지만 키하치는 기계를 고치고, 이나코는 자신의 마음을 믿고 무대에 선다.
무엇보다 평소 다른 사람을 믿는 이나코에게 이번에는 키하치가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두 사람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리고 성공한 전기 연주를 본 요스케마저 키하치가 목록의 발명품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아직 증기의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키하치가 꿈꾸던 전기의 시대가 조금씩 사람들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6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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